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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구두 | (2003-01-02 13:20:05, Hit : 12055, Vote : 2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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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indshoes.new21.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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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No. 71. 라면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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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 대하여
우리들이 먹는 음식들 중 상당수는 그 역사가 상당히 오래된 것들이 많습니다. 가령 김치나 치즈, 된장과 같은 발효식품은 물론이고, 대개의 음식, 요리들은 그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것들 많죠. 그런데 20세기에 발명된 음식 중 처음엔 아시아에서 그리고 이제는 저 멀리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노르웨이인들까지 즐겨 찾게 된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라면이죠. 제가 제 손으로 처음 라면을 끓여 먹었던 것은 국민학교 1·2학년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엔 '가스 레인지'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석유 곤로를 이용했는데 처음 끓였던 라면은 빨리 먹고 싶다는 욕심만 앞섰던 탓인지 거의 생라면 수준의 것을 먹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석유 곤로의 심지를 돋우고 거기 처음 성냥을 그어대던 어린 마음이 얼마나 조마조마하고 설렜던지요. 처음 불을 발견한 원시인의 마음이 그러했을까요.) 그후 라면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제 주변에서 떠나지 않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라면 이야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은하철도 999>의 철이(데츠로)가 라면을 무척이나 즐겨먹는 장면이 또한 인상적이었는데 이 만화의 원작자인 '마쓰모토 레이지'가 라면 공장 사장이라는 설까지 있었을 정도입니다. 오늘은 바로 그런 라면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라면의 역사와 유래
현대적 라면을 최초로 개발한 나라는 일본입니다. 우리가 현재 먹고 있는 대개의 라면은 흔히 '유탕면'이라고 기름에 한 차례 이상 튀겨내 건조한 것만을 알고 있지만 '비빔면'과 같은 종류의 면은 기름에 튀기지 않고 건조한 면입니다. 면을 기름에 튀기는 방식은 일본이 최초로 개발한 것은 아니고 뭐든지 기름에 튀기는 것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식습관에는 이미 예전부터 존재해오던 방식이지만 이를 현대적으로 발전시킨 것은 역시 일본이었습니다. 라면의 유래는 대개 두 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중일전쟁 당시 중국을 침략한 일본 관동군이 중국인들이 비상식량으로 건면을 보관하는 것을 보고, 종전 후 이를 개발했다는 설과 중국과 상관없이 일본인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했다는 설, 두 가지가 있습니다.(병조림이 원정길에 나선 나폴레옹의 군대를 위해 개발되었고 이것이 훗날 통조림으로 발전한 것과 마찬가지로 라면에도 전쟁의 냄새는 짙게 배어있는 음식입니다.)
어쨌든 현대적 라면의 원조는 일본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일본은 심각한 식량 기근에 시달리게 되었고, 이런 일본에 미국은 우리에게도 그러했듯이 잉여농산물인 밀가루를 무상 원조해주었습니다. 일본은 이 밀가루를 가지고 빵을 만들어 공급했는데 오랫동안 쌀을 주식으로 삼았던 일본인들의 식습관에 빵은 뭔가 허전하게 느껴졌지요. 이때 안도 시로후쿠(安藤百福)라는 사업가는 이런 밀가루를 이용해서 영양과 맛, 보관성과 함께 가격도 저렴해서 누구나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그런 음식을 개발하고자 했습니다. 오랫동안 이런 인스턴트 음식 개발에 몰두했지만 결과는 번번이 실패였습니다. 그는 너무나 의기소침한 나머지 자살까지 염두에 두었지만 어느 날 방문한 음식점에서 튀김을 만드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어 면을 기름에 튀기면 방부제 없이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 드디어 라면 개발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이 회사가 일본의 일청식품(日淸食品)입니다. 1958년 8월 인스턴트 면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치킨라면>이 세상에 첫선을 보이고 이 제품은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의 라면 개발과 인기
일본에서 '라면'이란 식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는 소식은 당시 일본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던 우리나라에도 알려져 당시 식용유 생산 메이커이던 삼양식품이 일본의 명성식품(明星食品)으로부터 라면제조기술을 무상으로 도입하여 제조설비 2개 Line을 설치하고 라면을 생산한 것이 그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이때의 일화는 우리나라의 거의 대부분의 산업 현장에서 널리 알려진 일화들과 비슷합니다. 일본의 공장으로 우리 기술진이 견학 및 기술 이전을 받기 위해 가게 되고, 일본인 기술자들이 기술을 잘 알려주지 않아 어깨너머로 밤을 새우고 기술을 배웠다는 이야기들 말입니다. 어쨌든 그렇게 라면의 면 제조 기술은 익혔는데 일본측이 견학 마지막날까지도 스프 제조법을 알려주지 않아 일본으로 떠난 우리 기술진은 마지막까지 애간장을 태우다 못해 나중에는 된장을 건조시키든, 간장을 말려서라도 우리 기술로 스프 제조 기술을 터득하겠노라 다짐하며 공항에 나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본 식품 회사가 출국장으로 나가기 직전 일본 땅을 떠나게 되면 그때 펼쳐보라며 봉투 하나를 건네주었다고 하는군요. 그 안에 들어있던 것이 바로 스프 제조 비법이었습니다. 갖은 우여곡절 끝에 라면 제조 기술을 습득한 삼양식품(전중윤 회장) 측이 라면을 국내에 첫선을 보인 것은 1963년이었습니다. 그런데 선풍적인 인기를 예상했던 라면은 뜻밖에도 팔리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 중 누구도 '라면'이 먹는 음식이란 사실을 몰랐던 것이죠. 심지어는 라면이 새로 나온 실(綿絲)의 일종인 줄 알고 주문 전화를 걸어온 포목상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반응에 놀란 삼양라면 측은 공장 가동을 멈추고 전직원을 동원해 전국 각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사람을 보내 직접 라면을 끓여 먹이고, 라면을 공짜로 나눠주는 등의 홍보행사를 펼쳤다고 합니다. 처음엔 홍보부족으로 인해 수난을 겪었던 라면이었지만 곧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라면은 당시 우리나라의 부족한 식량 사정 등에 따른 정부의 혼·분식 장려 정책과 맞물려 일반에게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1969년 4월부터는 정부의 혼분식 장려 시책의 일환으로 육군 장병들에 대한 주1회 라면급식이 결정되고, 국민들에게 라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으로써 라면은 급속도로 소비되었다.) 이때 당시 역전 앞에서 팔던 꿀꿀이죽 한 사발이 5원이었는데, 라면 한 개의 값은 10원으로 매우 저렴한 가격이었고, 1970년 20원, 1981년 100원(당시 자장면 값은 500원)이었습니다. 한때 라면은 주황색 포장의 '삼양라면'이 라면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했습니다만(1983년 이전까지 삼양과 농심의 양사체제로 라면 시장 형성) 사실은 라면의 국내 판매 직후 조선일보사를 비롯한 몇 개의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라면 제품을 개발해 판매했다고 합니다. 당시 조선일보사가 만든 라면 회사 이름이 '내외라면'이었다고 하는데, 라면 가격이 10원이라 이문이 너무 박하였던지 군납 물품만을 독점하여 공급하다가 결국 회사를 팔아버리고 말았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라면의 제조 과정과 면발이 꼬불꼬불한 이유
우리나라 라면은 처음엔 일본의 기술 지원을 받아 만들어졌으나 오늘날 세계를 석권하는 것은 일본 라면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라면입니다. 처음 일본으로부터 라면 기술을 전수 받을 때부터 우리나라는 일본의 라면과는 약간 달랐습니다. 우선 일본의 라면이 85g 정도였던 데 반해 우리 라면은 100g(현재는 120g)으로 일본 라면보다 양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것은 일본인들보다 먹는 양이 많았던 탓으로 이처럼 일본의 기술을 그대로 물려받는 당시부터 우리만의 독특한 면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온 덕에 오늘날엔 일본을 능가하는 라면 생산국이 되었다고 하는군요.
제조법은
① 배합공정:소맥분과 배합수를 혼합하여 반죽을 만든다.
② 면대형성:롤러로 압연하여 면대를 만든다.
③ 제면공정:제면기로 국수 모양을 만들고, 컨베이어 벨트의 속도를 조절하여 라면 특유의 꼬불꼬불한 형태로 만든다.
④ 증숙공정:스팀 박스를 통과시키면서 α화시킨다.
⑤ 성형공정:일정한 모양으로 만들기 위해 납형 케이스에 넣는다.
⑥ 유탕공정:150℃ 정도에서 튀기고 수분을 휘발시킨다.
⑦ 냉각공정:상온으로 냉각시킨다.
⑧ 수프제조공정:주원료를 고압처리하여 진공농축, 진공건조시킨 다음 각 원료를 혼합하여 포장한다.
⑨ 포장공정:수프를 첨부하여 완제품으로 포장한다.
라면의 면발이 마치 파마 머리처럼 꼬불꼬불한 이유는 우선 유통과정 중에 부숴지는 것을 방지하고, 마치 에어콘의 라디에이터에 공기와 닿는 면을 많게 하기 위해 구부려 논 것처럼 라면을 끓일 때 뜨거운 물이 닿는 공간을 많게 하여 끓이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라면을 꼬불꼬불하게 만드는 방법은 옮겨주는 컨테이너 벨트의 속도를 라면이 나오는 속도보다 느리게 하여 라면가닥이 위로 겹쳐 올라가도록 만드는 것이 그 비법이라고 한다. 라면 면발에도 이렇게 숨겨진 과학이 있었다.
라면에 관한 Tip 한 가지
- 라면을 먹고 나면 얼굴이 붓는다고들 하는데 이건 라면 그 자체 때문이라기 보다는 라면과 함께 먹는 라면 국물의 염분 때문에 평상시보다 물을 많이 마시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자기 전 라면을 드실 때는 스프를 평소보다 적게 넣어 드시고 자기 전에 수분 섭취를 적게 하면 얼굴이 붓지 않는다.
바람구두의 라면 맛있게 끓이는 법
라면 끓이는데 다들 일가견이 있으시겠지만 굳이 그냥 끝내기 심심해서 한 가지 적어본다면(제 경우엔 비오는 날 특히 면 종류가 땡기더군요. 뭐, 비오면 짬뽕도 좋잖아요.)
준비 재료
- 밑판이 얇은 냄비(양은이나 스테인레스 냄비면 더욱 좋고 법랑 냄비 같은 것은 사절, 왜? 라면은 절대적으로 빨리 끓여야 하기 때문. 만약 남이 끓여주는 라면을 드실 수 있는 분이라면 정말 이 세상에서 가장 맛나는 라면을 먹는 거라고 할 수 있죠. 다년간의 자취 경험에 의거해보면 지극히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결론입니다.)
갖은 야채 - 파, 양파, 당근을 채 썰어 준비합니다.
생활의 여유가 되시는 분은 표고 버섯 말린 것 약간, 생표고도 좋습니다.
- 마음에 드는 라면 한 봉지.
- 냉장고에 보관된 콩나물 무침
- 고춧가루 약간
요리법
1. 물은 반드시 팔팔 끓일 것.
2. 당근 먼저 넣으시고, 버섯, 양파,
그리고 다시 라면 물이 팔팔 끓을 때
(미리 물 조절 잘하셔서 오래 끓여 물이 줄었다고 다시 물 붓는 일이 없도록 주의할 것)
3. 라면의 야채 스프를 넣습니다.
4. 면을 넣습니다.
(취향에 따라 스프를 먼저 넣는 경우가 있는데
라면의 본 맛을 잘 살리고자 하시는 분은 스프 먼저 넣는 것이
너무 스프의 진한 맛을 내게 하기 때문에 삼가해주세요.)
5. 면을 넣은 뒤 마음 속으로 하나둘세엣에서 열까지 셈한 뒤 파를 넣습니다.
6. 파를 넣으면서 동시에 고춧가루를 살짝 뿌립니다.
7. 뚜껑을 덮고 행주로 뚜껑을 힘차게 내리 누릅니다.
(압력을 가하는 겁니다. 그렇게 다시 일부터 열까지 셉니다.)
8. 뚜껑을 열고 동시에 가스 레인지의 불을 끕니다.
9. 냉장고에서 콩나물 무침을 꺼냅니다.(오늘의 포인트는 바로 이 콩나물 무침입니다.
이때 콩나물 무침은 고추가루 양념 말고 순수하게 맑은 빛이 나는 무침이 좋습니다. 깨소금과 참기름 두어 방울로 양념을 마감한 콩나물 무침.)
10. 자신이 원하는 적당량을 라면 면발 위에 살짝 얹습니다. 그리고 콩나물 무침과 함께 라면을 건져 먹습니다.
이때 라면먹기의 감상 포인트는
라면은 뜨겁고 콩나물 무침은 차갑고, 라면은 얼큰하고 콩나물 무침은 개운하고, 라면은 쫀득하고 콩나물 무침은 씹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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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취향에 따라
야채에 풋고추를 포함시켜도 좋고, 마늘 으깬 것을 적당량
넣어주어도 좋습니다.
계란도 취향에 따라 변수입니다.
(음, 제 경험에 따르면 라면에 오이와 풋고추를 넣고 함께 끓여 먹으면 아주 독특한 풍미가 나옵니다. 짬뽕 비슷한...)
.
비 오는 날.
창밖으로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면 한 그릇.
국물까지 주욱 들이키고 나면
뱃 속이 훈훈해집니다.
.
오늘 라면 맛있게 끓이는 법.
여기까지래요.~~~~~.
라면과 관련한 추천사이트
target=_blank>http://user.chollian.net/~noonbora/ramen/ramindex.htm>
Ramen - http://user.chollian.net/~noonbora/ramen/ramindex.htm
Noodle Life - http://myhome.hananet.net/~belll2000/frame.html
삼양식품 - http://www.samyangfood.co.kr/index.htm
<2002/05/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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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ion |
하하~~라면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무지 반가운 글이네요=^^=
전에 티비에서 본 내용인데요, 같은 라면(신라면이라던가)으로 라면과 부르스타, 물 로만 라면을 끓였을 때도 맛의 차이가 있다고 하네요, 물의 양과 조리시간, 화력이 그 맛의 차에 연유하는데, 500cc일때 라면의 염도가 적당하여 가장 맛있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안 이후...저는 500cc물병에 수돗물을 담아 라면을 끓인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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