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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이동의 자유와 마찬가지로, 노동의 미적 가치는 소비자사회에서 계층을 나누는 강력한 요소로 변화했다. 그 비결은 더 이상 노동 시간을 줄이고 여가 시간을 늘리는 데에 있지 않다. 오히려 직업과 취미, 일과 놀이, 노동과 여가를 구분하는 경계선을 지우는 데에 있다. 결국 노동 자체를 가장 만족스러운 오락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즐거운 일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특권이다. 그런 일로 특권을 얻은 이들은 그런 일이 주는 강렬한 느낌과 짜릿한 체험의 세계로 온몸을 던져 뛰어든다. 일하는 시간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하루 스물네 시간과 한 주 일곱 날 내내 그 일이 주는 도전에 푹 빠져 있는 '일 중독자들walkerholic'은 오늘날 노예들이 아니라 가장 운 좋고 성공한 엘리트들이다.
만족스런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는 노동, 자기를 실현하는 노동, 삶의 의미인 노동, 중요한 모든 것들의 핵심이자 중심축인 노동, 긍지와 자부심, 명예와 존경 또는 유명세의 원천인 노동, 한 마디로 직업으로서의 노동은 소수의 특권이 되었다. 그것은 엘리트라는 뚜렷한 표시로서, 나머지 사람들이 경외하고 존경하며 멀리서만 바라볼 수 있고, 삼류소설과 텔레비전 다큐드라마의 가상현실에서나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이다. 그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직업 속에서 그 선망의 직업과 비슷한 어떤 것도 겪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 지그문트 바우만, "새로운 빈곤 - 노동, 소비주의 그리고 뉴푸어", 천지인, 2010, 67~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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