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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의 전쟁 따위 잊어라. 누구나 입으로는 말하지만 그 만큼 진정성이 있지는 않다. 진정성이 있다면 잠 못 이룰 것이다. 그쪽 일(베트남 전쟁)을 큰 소리로 지껄이는 것은 머나 먼 다른 나라 일이기 때문이다. 정치문제는 멀수록 단순하고 장렬하게 말하고 싶어지는 법이다. 자신의 나라 일이라면 1미리의 진동만으로도 바르르 떨고 바로 말문이 막히는 주제에. 그렇다. 즉 아름답게 고뇌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게 매력이다. 책임을 지지 않고 멋지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어느 쪽으로부터도 살해당할 리가 없으니까, 매력적이다. 베트남에 가서 당신이 목숨을 걸고 사실을 찾아와도 좌우 모두 자신의 입맛에 맞는 곳만 읽고 선전에 쓰든지 자기 만족에 쓸 뿐이다..... 연극 보는 구경꾼과 같은 것이라니까,,,,, 요컨대 역사이 소모품이라니까..... 이는 일본의 전쟁이 아닌 것이다.... 일본인의 전쟁이길 바랐다. 국가의 강제나 명령이나 요청이길 바랐다. 증오나 절망에 뿌리가 있기를 바랐다.” - 가이코 다케시(1930~1989), 『베트남 전기(戰記)』(1972)
* 권혁태, 국경 안에서 탈국경을 상상하는 법 - 베트남반전운동과 탈영병사, 동방학지(2012.3), 114~115쪽에서 재인용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