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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아내와 나는 식당이나 영업장 같은 곳에서 입장이 갈릴 때가 있다. 아내는 기본적으로 종업원이 친절해야 한다는 주의이고, 나는 말 그대로 기본(위생상태와 말 그대로 기본응대 정도)만 잘 지킨다면 특별히 친절을 강요하거나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주의이다.
나는 한국의 노동시장이 노동자에게 지나친 감정노동을 강요하는 체제이며, 이것을 굳이 체제라고 이야기하는 까닭은 서로에게 서로가 감정노동을 악순환시키는 시스템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가능하다면 나는 서로 조금 무뚝뚝해도 판매자도, 소비자도 짜증나지 않을 정도로 서로 여유 있는 노동조건 속에 살면 좋겠다. 이 말은 소비자도 노동자고, 노동자도 소비자로 산다는 거다. 마치 성노동 또는 감정노동에 지친 여성노동자들이 그 스트레스를 풀려고 호스트바에 가야 하는 식의 반복 말고).
나는 식당에 가면 종업원에게 추가로 무엇을 시키지 않는 편이고, 무엇을 하나 더 가져다주어도 "아, 감사합니다"란 인사를 빼먹지 않는 편이다. 사실은 매우 간단한 논리다. 나도 노동자고, 너도 노동자인데... 지금 이 순간 내가 당신의 서비스(노동)를 구입했다손 치더라도 내가 당신의 영혼까지 지배하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그리고 누구도 내게 그것을 강요할 수 없으며 강요해선 안된다는 것이 내 기본 전제이며 나는 친절과 같은 미덕은 돈으로 사서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매너에서 비롯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