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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딜레마...
새얼문화재단(황해문화)에 몸담고 있는 사람(직장인)으로서 요구받는 것은 잡지와 재단을 언론과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홍보창구이자 대변인 역할이다. 그러나 글을 쓰는 사람이자 나 '개인'으로서는 부끄러움과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다. 정확하게는 개인적으로 친밀감을 느끼는 이들과는 친하게 지내고 그들과 깊은 교류를 나누고 싶어하는 성격 사이에 딜레마가 있다.
개인적으로 절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대일이나 소수의 사람들 사이에서는 매우 활발한 편이지만, 다중 앞에 서는 일을 두렵게 여기고 좋아하지도 않는다. 글을 쓴지 제법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더디 내는 이유도, '바람구두'라는 익명을 내세워 활동하고(닉네임을 일종의 'mental armor'로 삼았기 때문), 매사 조심스럽게 처신해왔던 것 역시 사적인 자리에서는 소수의 사람들 사이에서는 중심에 서고 싶었을지 몰라도, 다중 앞에 나를 드러내고 싶지 않은 성격 탓이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 초반에 이르기까지 최소한 나의 기준으로는 너무 많은 시선 앞에 갑자기 노출되어 버렸다. 사전 상의 없이 페북 글이 단순 코멘트가 아니라 기사화되는 경험(사전에 허락을 구한 매체도 있었지만)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잡지를 더욱 널리 알려야 하는 입장에서 보면 호기라면 호기일 수도 있겠으나 개인적으론 그간 내 마음대로 열고 닫을 수 있었던 문을 통해서만 외부와 소통하던 그늘진 인간이 본의아니게 햇빛 가득한 광장으로 끌려나온 기분이 들기도 한다.
세상은 온통 경계로 가득하고, 나는 모 선생님이 평가하신 말씀대로 오랜 세월을 '비주류 마이너'한 삶의 경로를 거쳐온 사람이다. 살면서 누군들 "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지 않을까만, 나는 좀머 씨까지는 아니어도 익명의 자유를 누리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물론 친한 이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유쾌한 호들갑 속에 까불거리고 싶더라도 말이다. 그나저나 올해는 연초부터 개인적으로 크고 작은 일이 참으로 많다. 2018년을 어찌 살아낼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