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로 떠나는 먼 길
- 바람구두
먼 길을 가려는 사람은 주변에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아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도 있다는데, 가끔 깊은 밤 홀로 목이 타서 깨는 밤이면 그대 생각이 난다. 다가설 수 없는 너의 머리맡에 나홀로 이 밤, 나즈막한 안부를 전하지만 그대는 어둠 속 내 그림자 뒤에 숨어 풀잎처럼 흔들릴 뿐이다. 손 내밀어 당신의 이마를 짚어줄 수도 없으니 가끔은 깊은 밤 홀로 깨어있을 그대나 나나 한 편으론 가엽다. 내 추운 날 그대 배에 손을 대고, 찬찬히 따스한 온기를 나누고 싶어도 그리 할 수 없으니 종종 이렇게 사는 것이 무언가 싶어 고즈넉해지는 시간. 그대에게 결고운 인사 한 마디 전하고 싶은데 이 밤 나는 끝내 그대에게 이르지 못한다. 그저 어둠에 기대어 눈을 감고, 그대 모습을 떠올려 볼 뿐이다. 나는 너의 환영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젖어버린 내 영혼을 말린다. 너의 마음속에 세들어 사는 동안, 나는 항상 밤을 새워 그대 곁으로 달려갈 것이다. 매일 밤 타클라마칸 사막 같이 메마르고 험준하여 그지 없이 멀고 먼 길을 나 홀로 떠나지만 이 길이 당신에게 이르는 유일한 길이므로 나는 달빛을 따라 밤길 나서는 것이 영 쓸쓸하지 않다...고 되뇌어 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