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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상자
- 제우스가 모든 죄악과 재앙을 넣어 봉한 채로 판도라를 시켜 인간 세상으로 내려 보냈다는 상자. 조지 레이코프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란 책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그가 학생들에게 '코끼리에 대해 생각하지 말고 글을 써보라고 이야기하자' 모두가 '코끼리'라는 사물(좀더 정확히는 레이코프의 한 마디)에 사로잡혀 '코끼리'란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상자를 열어보지 말라는 제우스의 명령은 사실 판도라에게 상자를 열어보라는 강한 명령이었을 게다.
언제인가, 나는 사랑하는 이에게 '알고도 사랑한다면 모르고도 사랑할 수 있으니 모든 걸 알려하지 말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어쩌면 이 때의 내가 제우스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랑에 빠진 젊은 날, 한 때의 나는 판도라였다. 열어 보지 말라는 명령을 어기고 호기심이 생겨 열지 말아야 할 상자를 열었던 까닭에 나는 사랑을 잃었다. 인간의 마음엔 심연이 있다. 그 심연을 들여다보는 인간은 그만한 각오를 해야 한다.
심연은 의심하려는 자에게 의심을, 절망하려는 자에게 절망을 던져준다. 판도라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상자를 연다. 그 바람에 인간의 모든 불행과 재앙이 그 속에서 쏟아져 나왔다. 당황하고 놀란 판도라는 급히 상자를 닫아 버린다. 판도라가 공포에 질려 떨고 있을 때 상자 속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희망'이 노크를 한다. '똑똑'하고... 희망은 판도라에게 말한다. 나를 세상으로 내보내달라고. 판도라는 상자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희망'을 세상에 내보내준다.
사람들은 마지막 궁지에 몰렸을 때에도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말한다. 온갖 죄악과 질병, 불행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희망'의 존재에 대해 낙관한다. 그러나 나는 제우스가 어째서 온갖 죄악과 재앙을 담은 '판도라의 상자'에 '희망'을 함께 넣어두었을까? 의심한다. 의심이 의심을 낳은 탓일지 모르지만 제우스가 판도라의 상자에 희망을 넣어둔 까닭은 때로 어떤 사람들에겐 희망이 가장 큰 저주이기 때문이다.
내가 거짓 희망보다 정직한 절망을 좀더 높이 평가하는 까닭, 인간을 전진하게 만드는 것,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희망이 아니라 의지라고 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안다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안다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건 사랑하는 일이다. 우리는 어떤 상대에 대해 완전히 알고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사랑할 수는 있다. 따라서 완전한 사랑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사실은 의지의 표현이다. 온갖 난관과 역경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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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긔 |
내 생각엔 희망은 성품이 아닐까 싶어요.
아무리 옆사람이 희망을 가지라고 한들
그에게 희망이란 성품이 없다면 희망을 지니지 못하는것,
절망가운데서도 전진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희망 아닐까,
음, 사랑하는것.......
모든 사람들은 사랑을 잘 모르는것 같애요.
나부터요.
그래서 고독한 사람들 이야기가
예민하고 날카로운, 쓸슬한 이야기가 여기저기 많은거겠지요.
쓰다보니 다른데를 바라보는건가?
아니면 다른 지향점?
아니면 서있는 곳이 다름?
그나저나 생각하며 잘 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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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
듣고 보니 '희망'은 성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남긔님과 제 생각이 다를 수도 있고,지향점이 다를 수도 있지만
그 다름이 나쁜 의미도 아니요, 동감할 수 없는 것도 아니죠. ^^
어쩌면 같은 이야기를 조금 다르게 표현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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