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 - 2004.04.30. X:나는 기억한다, 20세기를...
* "X"란 알파벳 표기는 영어의 'white'와 'black'처럼 영문 알파벳 'O'와 더불어 긍정과 부정의 의미를 포함한다. 내가 언제부터 영문 X에 매료되었는지 아마도 그 기원을 찾자면 일본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우리에겐 <달려라! 번개호>로 소개되었던 작품이 처음이었다. 그 작품에서 주인공이 모는 "마하고고(일본 원제명도 "달려라! 마하고고")"에는 커다란 'W'자가 새겨졌는데, 선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비밀스러운 또다른 캐릭터 중에서 그냥 X로 등장하는 인물이 있었다. 얼굴에 커다란 두건을 썼는데 그곳에도 X자 마크가 선명했고, 당연히 차에도 X자가 새겨졌다. 그로부터 X는 나에게 비밀의 표식이자 선과 악을 넘나드는 표식이 되었다. X의 또다른 용도는 문맹인들의 사인이었다. 미국에서 근대교육이 시작된 뒤에도 흑인들은 여전히 문맹자가 많았는데, 이들이 스스로의 사인을 대신해 남긴 것이 X였다. 말콤X가 백인 주인에게 물려받은 성을 버리고 스스로의 성을 X로 표기한 것도 그런 까닭에서였다.
X는 그런 의미에서 아무 것도 아닌 자(nobody)를 상징한다. "사람으로 본 20세기 문화예술사"는 본의 아니게 개별적인 인물을 중심으로 역사를 살핀다. 그러나 이것이 영웅사관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경각심의 의미에서도 대문에 X를 걸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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