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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 2006.11.22. 서울야경
- 내게 서울은 한 번도 동경의 대상인 적이 없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대학까지 다녔으니 서울을 동경할 이유 같은 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최초로 서울에 대해 향수를 느낀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방을 떠돌며 막노동판을 전전하던 무렵이었다. 한 번은 지방에서 근 한 달 정도 일을 하다가 새벽녘 서울역에 도착한 적이 있다. 저멀리 서울의 불빛, 서울의 냄새 - 전국 어딜가든 도시의 모습은 죄다 비슷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은 서울의 냄새가 있다 - 가 가슴 저 아래에서 울컥하는 기분을 토해내게 만들었다.
서울에서 태어나 수도 서울의 변두리를 전전하며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도시가 내 고향이었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4분지 1이상이 모여 사는 작은 공화국, 서울. 그곳을 감히 고국이 아닌 고향이라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지금도 가끔 서울역에 내린 그 새벽의 냄새가 내 향수병을 돋운다. 내 팔목을 잡아끌던 사창가 삐끼 아줌마의 우악스런 손아귀 힘도 기억난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그 때 못이기는 척 서울의 속살에 안겨 잠드는 경험을 해보았어도 괜찮았으리란 생각도 든다.
나이를 먹으면 더 어렸을 때 순수 혹은 경험 미숙으로 못 해본 일들에 대한 후회만 쌓이는 모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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