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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가 펴내고 있는 - 지금도 만드나? - 디스커버리 총서가 내 서재 책꽂이 정식 책꽂이 칸이 아닌 천정과 책꽂이 사이 빈 공간을 차지하고 열화당 사진문고와 더불어 주욱 드러누워 있다. 전체 125권 세트로 방송판매도 했던 걸로 아는데 나는 125권 세트 구입한 게 아니라 나올 때마다 쉬엄쉬엄 구입해둔 것들이라 간간이 이가 빠져 있다. 이 빠진 책들이 어떤 것인지 몰라서 엊그제는 생각난 김에 번호 맞춰서 모아보니 실크로드와 아인슈타인은 2권 씩 있어서 다음 주 강의 시간에 학생들 나눠주려고 한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는 프랑스의 이름난 출판사로 '프랑스 제2의 문화부'란 별칭으로도 불리는 갈리마르가 펴내고 있는 '데쿠베르트 총서'를 우리 말로 번역해서 펴내고 있는 것이다. 이 시리즈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디드로와 달랑베르의 백과전서파 전통이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구나였다. 얼마전에 브리태니커 편집부가 펴낸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디스커버리 총서 시리즈들도 사실은 백과사전에서 어느 한 부분을 빼내서 그대로 포켓북 형태의 책으로 옮겨 놓은 느낌이다.
디스커버리 총서를 읽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 류의 책들은 지식의 총량은 확실히 증가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읽는 재미는 별루 대단치 않다. 어쨌든 계몽주의 시대엔 이런 류의 무미건조한 백과전서가 불티나게 팔린 정도는 아니어도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고 하는데, 지식을 총체적으로 재구성하는 재미만큼 지식인들에게 큰 즐거움이 또 있으랴. 하지만 그것이 바로 계몽주의와 백과전서가 지닌 문제였다. 대중적으로 재미가 없다는 거....
그런 의미에서 계몽주의에 대한 반발로 낭만주의가 등장했다는 것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런 류의 책만 읽다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은 모르긴 몰라도 아마도 심장이 말랑말랑해지다가 다시 쫄깃해지는 느낌을 받았을 게다. 음, 시공 디스커버리에서 괴테까지 주절주절 떠들다보니 어느새 또 멀리 와버렸네. ㅋㅋ
자자, 백과전서파에 대해선 교과서에서들 많이 보셨겠지만, 정작 이들이 만든 백과전서를 실물로 보았거나 읽어본 이들은 극히 드물 텐데, 그 책이 어떤 책이었을까 궁금한 분들은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를 보시면서 상상들 해보시고, 출판사가 사장 때문에 마음에 안 드는 분들은 드니 디즈로의 이 책을 보시라~
이 책은 백과전서파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디드로가 펴낸 백과전서 중에서 백과사전 항목만 별도로 빼낸 책이다. 교양삼아 한 번 읽어보시압.... 물론 이 책엔 디드로 백과전서의 특징 중 하나인 정밀한 기계와 도구에 대한 도판이 들어있지 않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백과사전에 대한 백과사전 항목에 그런 것이 들어 있을 턱이 없지 않겠어? ㅋㅋㅋ
백과사전 l b판고전 10
드니 디드로 (지은이) | 이충훈 (옮긴이) | 비(도서출판b) | 2014-04-08 | 원제 Encyclopedie ou dictionnaire raisonne des sciences, des arts et des metiers (1755년)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1706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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