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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갑자기...날벼락같은 이야기인지 헷갈리는 분들도 잇으리란 생각인데...그냥 바람구두가 오후들어 갑자기 글로 발작하는 거라고 생각해주시길.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춘향뎐>의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 운운하는 거짓 부렁에 속지 마시고, <와호장룡>의 예술성 어쩌구 하는 영화평론가 선생들 정신 좀 차리시고,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이 영화가 받더라도 호들갑 좀 부리지 말아달란 말씀이다.(역겨우니까)
<와호장룡>의 감독 리안을 중국계 미국인으로 아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줄 아는데 사실 이 리안 감독은 대만 출신으로 대만 뉴웨이브 영화의 전통과는 사실상 전혀 상관없는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감독이기도 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비정성시>같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지루하기 그지없는 롱테이크를 남발(?)하는 것이 대만 뉴웨이브 영화들의 영화작법상 한 특징이라면(아, 무식한 놈. 대만 뉴웨이브 영화에 대해서 이따우로밖에 말할 수 없나)...
뉴웨이브 영화 감독들 거기에는 후 샤오시엔 감독 등이 영화 제작비를 구하지 못해 영화 제작조차 못하고 있는 대만 영화계의 현실엔 그의 영화가 관객들보다는 비평가들에게 호평받는 어려운 영화라는 이유도 있다.
리안 감독은 1954년생으로 일찌감치 헐리우드 영화의 영화작법에 익숙한 세대이기도 하다.
사실 리안 감독의 이전 영화들에 대해 나름대로 호감을 가지고 지켜보아 오던 딜레탕트 중 한 사람으로 <와호장룡>에 이르러서 나는 아, 속았구나 하며 뒤통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
(이 글이 왜 발작일 수밖에 없냐면 그냥 생각나는 대로, 글 나오는대로 써 제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틀리면 틀린 대로 읽어달라.)
리안은 대만 중산층의 삶을 소재로 삼은 경쾌한 드라마를 만들다가 드라마적 재능이 눈에 띄어 할리우드로 진출한 사람이다.
그의 영화들 <결혼피로연>, <음식남녀> 는 가족 해체의 문제를 그만의 시각으로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대만내에서 리안의 존재는 미묘했다. 리안 이전 대만 영화는 중산층 관객을 붙잡아 둘 만한 소재를 개발하지 못했다.
리안은 중산층 사람들을 소재로 해체되는 전통적 가족구조를 다루되 경쾌한 희극풍으로 묘사했다. 편집양식이나 이야기 구조가 할리우드 스타일에 가깝기 때문에 그가 헐리우드의 주목을 받은 것이기도 하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베를린 영화제 등의 수상은 헐리우드로 하여금 그를 끌어들이도록 했다. 게다가 후 샤오시엔 같이 난해한 영화가 아니라 그는 인기 감독이자, 미국인들이 좋아할만한 소재인 가족 해체라는 중산층적 관심사를 경쾌한 코미디로 풀어내는 솜씨가 있다.(아메리칸 뷰티 같은 영화를 상상해보시라. 미국이 가족문제에 그리고 가족 해체라는 상황에 대해서 얼마나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헐리우드 진입에 성공한 그는 돌연 영국인보다 더 세심하게 영국인들의 감칠맛 나는 대사들을 훑어간다. 그가 이때 포기한 게 무엇일까? 내 생각에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영화 화법을 포기하고 백인들의 구미에 맞는 화법을 구사하였다. (이 말이 뭐 대수냐고 생각하시면 그만 읽어주시길. 그가 영화작가가 아니란 사실을 인정하자는 말이니까)
"<와호장룡>의 표면은 무협이고, 내면은 사랑이야기다.
그러나 좀 더 들어가면 강호무림, 세상사 이치에 관한 가르침과 깨달음을 옥석처럼 박아놓고 있다. 할리우드에서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뽐내던 리안 감독은 <와호장룡>에서 자신의 뿌리이자, 문화적 정체성을 되돌아본다.
<와호장룡>은 고수들이 빚은 `명품''과도 같은 영화다. 리안 이외에 주윤발과 양자경, <취권>을 연출하고 <매트릭스>의 무술감독을 맡았던 원화평, <첩혈쌍웅>과 <백발마녀전>의 촬영감독 피터 파우 등 최강의 인물들이 참여했다. 그런데 이들의 참여가 더 가치있게 느껴지는 것은 무공의 달인''들이 `차세대의 꽃'' 장지이를 키워내는 데 헌신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영화계의 샛별 장지이는 대선배들의 지원속에 신선한 매력을 발산한다. <와호장룡>은 심오하면서도 드러나지 않는 사랑과 가르침에 관한 영화다.
청춘세대와 중년세대의 갈등과 충돌을 통해 폭넓은 관객층에게 영화예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리안의 혜안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 영화는 리안이 이제 거장의 길에 들어썼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의 이야기들은 그에 대한 호평들이다.
상업영화를 한다고 해서 거장이 될 수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작가로서 인정받으려면 자신의 화법을, 혹은 자신의 주제를 버리지 않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이 이야기에 전혀 동의하실 수 없다면 하는 수 없다.)
나는 리안 감독이 끊임없이 자신의 화법을 변주해 나가지 않고 포기해버렸다고 보고 있다.
영화 작가들도 자신의 스타일을 개척하고, 변주해 나간다.
그러나 리안 감독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와호장룡>에 대한 국내외 영화평론가들의 호들갑을 보면서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고, 솔직히 이렇게 발칙한 글을 쓰자고 생각하게 된 것도 그 사람들의 생각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히고 싶어서다.
<와호장룡>이 아카데미를 받더라도 놀랄 필요가 없는 이유.
1. 리안 감독은 헐리우드 외부의 감독이 아니라
헐리우드 내부의 감독이나 마찬가지 인물이므로
(그는 헐리우드 키드였다. 그리고 헐리우드는 오래 전부터 자국 영화(헐리우드 영화)가 고갈될 상황에 처하면 외부로부터 새로운 흐름을 끌어들여 결국 그들의 재능을 소진시키는데 일가견이 있어왔다. 뉴아메리칸 시네마의 신동들이 그랬고, 영국영화의 거장들이 그랬고, 선댄스 영화제의 악동들이 그랬고, 홍콩영화, 동구영화의 거장들이 그랬듯이...그러므로 이제와서 아시아권 영화감독들이 헐리우드에서 새삼 주목받는다는 일이 그리 즐거운 일만은 아니란 사실이다.)
2.<와호장룡>은 표면적으로는 아시아의 이야기(무협이라는 당나라 시대 이후 중국을 비롯한 한자 문화권의 대중문학 양식을 차용한)를 담고 있으나 기실 그들의 호평 속에는 참을 수 없는 오리엔탈리즘의 흔적이 보인다는 사실이다.
(''오리엔탈리즘''이란 미국의 문학비평가 에드워드 사이드-그는 영국 치하의 예루살렘 출생의 팔레스타인 출신-의 저서 《오리엔탈리즘》에서 유래한 용어이다. 사이드는 자신의 출세작이기도 한 이 1978년도 저작에서 서구의 담론에 나타난 왜곡된 동양의 이미지로서 오리엔탈리즘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서구에서 말하는 동양 또는 동양적인 것이란 실제의 동양(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서구인들의 편견과 왜곡이 빚어낸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
리안의 <와호장룡>이란 영화를 보고나서 나는 웬지 모를 공허감을 느꼈다. 그리고 내가 익히 보아오고 알아오던 무협 이야기 아니라는 사실에서 가장 먼저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뿐이 아니었다. 서구에 이식된 동양. 그리고 서구적 화법을 충실히 반영한 듯한 영화작법과 역사가 거세된 현실.
무협지를 조금이라도 애독해보신 독자들은 아시겠지만, 무협지처럼 역사적 현실에 비분 강개하며(중국 고전 소설의 전성기가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민족에게 지배당하던 시절이란 사실에 주목하시라.)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지고 류의 이야기란 사실을 금방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와호장룡>의 주인공들이 어째서 중세 유럽의 인물들처럼 행동하고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3. <와호장룡>은 서구 영화의 어법에 충실한 영화에 불과하다.
(아마도 나만의 생각은 아니리라 생각하는데, 와호장룡을 보고나서 어리둥절했던 것은 나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이전의 리안 감독의 영화에서 느낄 수 있었던 중산층적 위기감-집에 돌아가면 사랑하는 가족에게 기대어 쉴 수 있어야 하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에서 비롯되는 문제의식이 그의 짜임새있는 코디적 스토리 전개와 맞물려 돌아가는 아기자기한 스토리와 대사가 사라져버리고, 마치 흘러간 서부 영화의 한 토막을 보는 듯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어인 까닭일까? 그 이유는 리안이 껍데기만 동양의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란 생각에서이다.
난 이 영화를 보고나서 리안 감독의 이전 영화들 모두에 대해 어느정도는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한국의 영화평론가들은 어째서 <와호장룡>에
작성일 : 2001/03/23 오후 5: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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