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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구두 | (2003-04-12 09:25:09, Hit : 3801, Vote : 3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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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indshoes.new21.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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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애니들-여섯번째 '로보트 태권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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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트 태권V
지금까지 말한 애니들이 비디오 혹은 TV 방영물이었고,
함께 본 사람들이 주로 친구들과의 일이었던데 반해
'로보트 태권V'는 내게는 여러 가지 인연으로 소중한 애니이다.
우선 내가 아버지에 대해서 기억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소중한 추억이 이 '로보트 태권V'에 담겨 있다는 것이고,
나의 첫 극장 경험이 '로보트 태권V'로 시작되었다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로보트 태권V'덕분에 제 나이에 국민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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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전부 다 합쳐봐야 열 손가락도 채 안 차는 데다
(일일이 나열해봐야 재미도 없으므로)
다만 아버지와 오랜 이별이 있기 전에 당신이 마지막으로
자식에게 선물한 추억이 '로보트 태권V'를 보여주었다는 것.
함께 손잡고 보아주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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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의 첫 극장행은 아버지, 누이와 셋이서 '로보트 태권V'를 보았던 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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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적이 잘못된 탓이었는지
(나와 공문서와의 악연은 이때부터 시작되어서
지금도 공공기관- 관공서, 은행 등과의 문서관련 일은 하기 싫다.)
8살이 되었는데도 국민학교에 입학하라는 입학통지서가 나오지 않았다.
보다못한 아버지는 법원(옛날 대법원 자리-덕수궁 옆에 있었다.)에 날 데리고 가서 판사(그 사람이 판사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앞에서 호적 정정 신청을 위한 심사에 돌입했다.
심사래봐야 별거 아니고 그때는 아이를 조금이라도 일찍 학교에 보내려고 했으므로...
혹시 이 아이가 아직 미취학 연령의 어린이인데
학교에 보내려는 것은 아닌지
몇가지 테스트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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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아저씨는
내게 한글로 내 이름을 써보라고 했고,
나는 내친 김에 한자로까지 이름을 써서 보여주었다.
그는 내게 노래를 시켜본다, 춤을 추게 한다 등등
여러가지를 시켰다.
그러다가 "네 특기가 뭐냐?"고 물어서
울아버지가 그림을 곧잘 그린다며
한 번 그려보라고 시켜서 그렸던 그림이
'로보트 태권V'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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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양반은 이게 뭐냐고 내게 되물었고
(그림을 잘못 그려서 그런 것이 절대 아니다.)
나는 '이런 한심한 양반이 있나?
지구를 지키는 태권V도 모르다니' 하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공사다망한 관계로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해.
내가 그린 로보트 태권V의 이름과 각 부위별 특장점을
줄줄이 설명해주었다.
아마도 이랬을 것이다.
"엉, 이 부분으로 훈이가 올라타면
그때부터 훈이가 조종을 하게 되는 거예요.
그리고 이 부분은 어쩌구저쩌구"
아마 이랬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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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나는 무사히 제 나이에
국민학교를 입학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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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신문을 보니
만화가 김형배 씨가 '로보트 태권V'를 다시 출판한다고 한다.
내게는 가슴저린 추억이 부활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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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이성 이전의 감정으로
소화할수밖에 없는 일들이 있는 법이다.
나에게 '로보트 태권V'는 작품의 완성도나, 내용의 충실함 유무를 떠나 무턱대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V
정의로 뭉친 주먹 로보트태권
용감하고 씩씩한 우리의 친구
두 팔을 곧게 앞으로 뻗어
적진을 향해 하늘 나르면
멋지다 신난다 태권브이 만만세
무적의 우리친구 태권브이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브이
정의를 위해 키운 로보트태권
이세상에 당할자 있을까 보냐
평화의 사도 사명을 띄고
악의 로보트 때려 부순다
멋지다 신난다 태권브이 만만세
무적의 우리친구 태권브이
나는 지금도 이 노래를 부르면 눈물이 난다.
<작성일 : 2002/03/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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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
참, 인기 없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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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tiker |
...저는 조기입학 시키려고 어머님이 손을 쓰셨었는데 당당히 짤렸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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