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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19-01-03 12:43:03, Hit : 607, Vote :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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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나홀로 신년인사...

내게 인생을 하늘을 높이 나는 새에 비교하는 건 언제나 사치다. 육지를 기어 다니며 흙을 파먹고 똥을 싸는 지렁이에 비교하는 것조차 때로 사치다. 나에게 삶이란 땅보다 낮은 바다 저 깊숙한 곳의 바닥에 온몸을 납작 붙이고 숨을 죽인 채 얌전하게 포복하고 있는 넙치 같은 것, 또는 그보다 더 깊은 무저갱(Abyss)의 심연이 있다면 그 속에서 굶주린 공복을 감추고 등잔 하나를 밝히고 있는 아귀 같은 무엇일 게다.

새해 포부나 희망은 가상현실을 꿈꾸는 자들의 것이다. 허수경이 "세상 정들 것 없어 병에 정듭니다"라고 노래했지만 나에게 그 대상은 언제나 ‘굴욕’이었다. 살아가는 일, 살아남는 일이 우선이었던 사람에게 세상은 언제나 굴욕적이다. 황지우가 말하는 "얼마간"이란 말은 무한수량이 아니라 한정수량이란 점에서 내게는 여전히 부족하다.

서로가 서로의 삶에서 덫이 되지 말기를, 당신이 이 세상 어디론가 떠내려가려는 나를 붙잡아주는 닻이 되어주길…. 당신과 내가 이 세상에서 서로 얼기설기 헤어지지 말자고, 녹아서 사라지지 말라고…. 하율이 아빠! 그것이 현재 내 이름인 이상, 우리는 굴욕을 참고 견디며 살아간다.

2019년 병들지 마시라! 2019년 올해도 매일매일 죽지 말고 무사히 집에 들어가시라! 2019년이 끝날 무렵 또 한 해를 견뎠다고 우리 모두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케이크에 코 박고 작은 달콤함을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즐기시길. 부디, 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