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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 2003.10.14.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마릴린 먼로는 환상이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았던 여인이다. 우리는 다만 실제로는 갈색 머리였던 노마 진이 연기한 마릴린 먼로라는 금발의 백치미를 자랑하는 여인을 알고 있을 뿐이다. 실제로는 책읽기를 즐겨했고, 월트 휘트먼의 시를 즐겨 낭송했던 그녀였지만 세상은 그녀가 교양인이자 독서가라는 사실에는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았다.
어느 기자는 그녀가 즐겨읽는다고 밝혔던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나오는 그루셴카의 철자를 어떻게 쓰느냐고 묻기도 했다. 기자의 질문에 마릴린 먼로는 "'G라고 쓰면 되죠." 라고 웃으며 답해야 했다. 8월의 어느 날 일요일 아침 그녀는 죽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오래 전에 죽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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