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 김명인
- 문학평론가. 1958년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인하대 국문과 대학원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이수했다. 1985년 창작과비평사에서 낸 평론 무크지「한국문학의 현단계」4집을 통해 평론활동을 시작한 그는 1987년 여름, 평론'지식인 문학의 위기와 새로운 민족문학의 구상'을 발표하여 이른바 '민족문학논쟁'의 불씨를 당겼다. 이어서 '리얼리즘문제의 재인식'(1989), '이문열론'(1990) 등 민중적 민족문학의 이론적, 실천적 지평을 확대시킨 문제적 평론들을 발표해 나가던 그는, 90년대 들어 동구사회주의의 붕괴와 국내 민주운동의 침제에 직면한 한 진보적 문학평론가의 존재론적 자기성찰을 담은 글 '불을 찾아서'(1992)를 발표했다. 석사학위논문으로 '김수영의 현대성 인식에 관한 연구'(1994)를 썼고 지은 책으로 평론집 <희망의 문학>, <주례사 비평을 넘어서>(공저), <불을 찾아서> 등이 있다.
* 문학평론가로서의 김명인을 처음 만난 것은 고등학생 때 그의 '민중문학론'을 접하면서였다. 당시의 그는 예리한 칼날이었고, 펜을 든 검객이라고 불렀었다. 그리고 나는 한동안 그를 잊고 지냈다. 그가 황해문화의 편집주간(3대)이 될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반가움보다 걱정이 앞섰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좋은 사람이든, 치열했던 사람이든, 낙관적인 사람이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변했는지 90년대 초중반을 거치며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 시절을 유명하게 살았다가 내 시야에서 갑자기 사라져버렸던 김명인 선생을 맞이하는 내 감회는 결코 편하지 않았다.
그를 만나 함께 일하기 시작한 것은 1999년 여름 무렵이었고, 그 인연은 2008년 겨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나는 가끔 그가 지나치게 정통파라서 옆으로 비껴갈 수 있는 것도 고스란히 짊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 삶(현실)과 문학(이상)이란 각기 다른 세계가 하나로 이어지길 바라는 것은 대중, 특히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대중들의 지나친 욕심에 불과하지만 최소한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을 계속해서 괴로와하는 이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내가 느끼는 보람 중 하나다. 한 세월이 더 흘러 누군가 내게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느냐고 묻는다면 난 뭐라 답할 수 있을까?
아마도 나는 이 사람은 인간적인 면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바대로 완벽하진 않았지만 자신이 추구하려고 했던 바에 가장 가까이 갔던 사람 중 하나라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을 것 같다. 치열하게 살았고, 열심히 살았으며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도 기꺼이 소중하게 대해준 사람이었다.
* 위 사진은 내가 내 자리에서, 그가 그의 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아마도 한겨레신문에 컬럼을 기고하게 되었는데 프로필 사진이 필요하다고 해서 촬영했다. 여러 매체에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그의 마음에도 들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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