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을 얻는 일...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이후
나는 평생 사람의 마음을 얻고
그 사람의 마음을 이용해
내가 하고 싶고, 하고자 하는 일에
그 사람들을 어떻게 동원할 것인지만 궁리하며
살았던 것은 아니냔 반성 아닌 반성을 한다.
사람의 마음을 내 마음 위에 함께 포개기 보다
사람의 마음을 내 소유로 가지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운동을 할 때 동지들에게 대중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의 눈높이로 함께 하지 않고서야
이 운동은 필패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으나
고작 내가 한 일은 그런 척하며 어떻게 하면
그들을 동원할 수 있을까 궁리하며 살았던 것은 아니냐고
......
올해 국회에서 열렸던 지역현안 공청회 발표가 끝나고
중앙조직에서 일하는 한 활동가가 토론이랍시고
동네 사람들을 부추기는 소리를 들으며 화가 났었다.
이렇게 저렇게 이렇게 싸워야 한다고 서구에선 이런이런 방식의 운동이 있는데
여러분들도 그렇게 하시란 말을 들으며 화가 났었다.
60대 이상 80대 노인들이 주축이 된 달동네 서민들에게
그 같은 방식의 운동이 맞을리도 없고, 현장 골목 한 번 다녀가지 않은 사람이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이 화가 났다.
며칠 후, 그는 그런 토론회가 있었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어버릴 거란
섣부른 생각도 들었다.
지금도 나는 한 달에 두어 차례 정도는 그 지역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어쩌다보니 칼럼니스트 비슷한 사람이 되어버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신문칼럼에 한두 마디 쓰는 것이 전부다.
뒤돌아보면 나도 그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주제인데 공연히 화만 냈던 것이다.
가끔씩 중앙집중식 냉난방 히터가 나오는 사무실 편한 의자가 견디기 힘들다.
아직 누구 한 사람의 마음도 얻지 못하였으므로...
|
|
|
1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