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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우리 세대를 가르쳤던 스승들은 정말 힘들었을 거다.
나는 중학 시절(1985년 무렵)에 당시 막 부임해오신 사회 선생님에게 "광주사태의 진실을 알려달라"고 수업 중에 손을 들고 질문했다.
나는 고교 시절(1986년) 수업시간 중 선생님들에게 종종 '5.16혁명'이 아니라 '5.16 군사쿠데타'가 아니냐고 따져묻곤 했다. 그리고 '광주사태'가 아니라 '민주화운동'으로 정정해달라고 요구했다.
교과서에는 분명 '5.16혁명'이라고, '광주사태'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내 책상 서랍 속에는 한국민중사연구회가 펴낸 "한국민중사1.2"권이 들어 있었다. 이른바 '풀빛민중사'라고도 불렸던 그 책에는 "광주민중항쟁"이라고 그렇게 적혀 있었다. 누가 볼세라 누런 세멘종이로 두툼하게 겉포장을 해놓았던 책(이 책은 당시 역사서로는 최초로 광주민중항쟁을 다룬 책으로서의 역사적 의의가 있다...).
김명수 시인의 시 "앵무새의 혀"를 읽으면, (앵무새 부리 속에 혓바닥을 보았느냐?/ 누가 길들이면 따라 하는 목소리/ 그 목소리 아닌 말을 단 한 번 하고 싶은/ 분홍빛 조봇한 작은 혀를 보았느냐?) 나는 언제나 그 시절의 대학에 가기 위해 5.16을 혁명이라고 결사적으로 외우던 모범생들과, 나를 학생부실로 끌고 가면서까지 광주를 끝끝내 사태라고 가르쳐야 했던 선생님들이 떠오른다.
1982년 고등학교 국사교과서에는 5·18은 아예 다뤄지지도 않은 채 “그(10·26사태 - 인용자 주) 이후 한때 혼란 상태가 계속되고, 이러한 혼란 속에서 북한 공산군의 남침 위기에서 벗어나고 국내질서를 회복하기 위하여 정부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각 부분에 걸쳐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였다”고만 적어 놓아 제5공화국 성립의 정당성과 개혁성만 부각시켰다.
당시 국가 공식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가 발간한 『한국현대사』(1982)와 ‘고시용 국사교과서’로 통용되던 변태섭의 『한국사통론』(1986)에는 10·26 이후 사회혼란과 대학생 시위의 과격화로 인해 ‘광주사태’가 발생했으며, 정부는 비상계엄을 통해 이를 ‘수습’하고 국보위를 설치하여 ‘대규모적인 정치·사회·문화의 개혁’을 추진했다고 서술했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35588.html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