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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e : 사적인 질문을 해보자. 딸이 태어난 전과 후, 당신의 삶과 생각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한대수 : 굉장한 변화가 있었다. 딸이 태어나기 이전의 인생과 이후의 인생은 완전히 다르다. 딸이 태어난 이후에는 나도 자본주의 군대의 일원, 병사가 되었다. 돈, 돈이 필요하다. 병원도 가야하고, 학교도 보내야 하고, 먹여야 하고... 모든 것이 돈이다. 나 혼자일 때는 그냥 안 먹고 안 입으면 되었다. 하지만 아이한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싫어도 제도 안에서 일해야 한다. 보라. 평생 하지 않았던 '출근'을 한다. 방송국 두 군데를 매일 나간다. 제도적인 틀 안에서 누군가와 같이 일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해야 한다. 오늘도 딸이 아파서 울고 있다. 당장 밤에 병원에 가야 할지도 모른다. 돌볼 사람도 나와 아내뿐이다. 이 인터뷰도 가능한 한 빨리 끝내고 들어가봐야 한다. 딸이 태어난 이후 나의 일상적 삶은 다른 사람들과 완전히 같아졌다.
- EBS지식채널e 지음, 지식5, 북하우스, 2009, 217-2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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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마지막 히피'라고 하는 '한대수'가 히피문화에 대해 비판적으로 정의하는 모습에 한껏 주목하고, 공감하며 읽다가 인터뷰 마지막 부분에 가서 고만 '울컥'하고 말았다. 그의 말에 나 역시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기 때문이다. '히피'까지는 아니어도 '바람구두'란 닉네임이 설명해주듯 소박하게 말하면 나 역시 어딘가에 속하거나 조직에 가담하거나, 돈을 벌기 위해 일하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자유로운 떠돌이의 삶을 희구했으나 이젠 그 모든 것이 한대수의 말과 같이 되었다. 물론 나는 이전부터도 직장에서 일하고 있었으나 최소한 마음가짐 만큼은 '자본주의 군대의 일원, 병사'는 아니었는데, 이젠 그 사실마저 부인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것이 나로 하여금 이 대목에서 울컥하게 만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