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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세 번의 비밀....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떤 신성한 존재들(대개 이런 류의 소원을 들어주는 존재들은 인간계와 친근하고, 가까운 곳에 존재하는 하층 귀신들이다)이 인간 주변에 등장해 소원을 들어줄 때 "금 나와라 뚝딱" 같은 신물(神物)을 얻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개 세 가지 소원을 빌라고 말한다.
이런 일은 보통의 선량한 인간이 이런 신성하면서 친근한 존재들에게 뭔가 친절을 베풀었기 때문에 벌어지는데 정말 착하고 성실한 인간들은 대개 소원 세 가지를 빌기 보다는 소원을 묵혀두는 쪽을 택하는 편이다. 그들은 요행을 바라지 않기에 삶으로 소원성취를 이룬다.
그러나 우연히 이런 기회를 얻은 악한에게 또는 게으른 인간들은 소원 세 가지를 모두 빌었다가 애꿎게도 소시지를 제 마누라 코에 붙게 만든다던지 하여 주어진 기회를 모두 잃어버리고 결국 원상태로 돌아가거나 더 나빠진다.
왜?
동화나 전설에서 소원은 세 가지만, 또는 세 가지씩이나 빌도록 되어 있을까?
지금 이 순간 만약 산신령이나 알라딘 램프의 요정이 "펑"하고 나타나서 소원 세 가지를 들어주겠노라 한다면 아마도 나는 화를 낼 것이다. 정말 이루어지길 바라는 간절한 소원이 있다면 그 소원은 한 가지면 족하다. 소원이 세 가지나 된다는 건 괜히 사람을 시험하려고 드는 술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화가 아니라 우리 현실에서도 정말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불법선거개입 재판결과를 보라.
대법원은 1심에서는 배제됐다 2심에서 증거로 인정된 국정원 직원의 이메일 첨부파일을 증거로 볼 수 없다면서 이 사건을 파기했다.
KTX 여성승무원들의 재판을 보라.
KTX에서 해고된 여성 승무원들은 1, 2심에서 모두 승소했지만 대법원에서 지금까지의 판결한 내용을 모두 정반대로 뒤집어 이들을 빚더미에 앉혀 버렸다.
차라리 1심부터 졌다면... 애초에 이 나라에서 '사법정의' 따위는 기대해선 안되는 일이라고 한다면 대중은 사법정의에 대한 기대 따위 하는 대신 다른 방도를 찾으려 했을 것이다. '소수의견'의 정의로움 따위로 위로나 위안을 삼으려 들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법적 절차들이 본래 삼심제(三審制)의 목적, 첫 번째, "소송절차를 신중하게 함으로써 공정한 재판을 확보하고, 소송당사자의 이익보호에 충실"을 기하고 두 번째, "경우에 따라서는 오판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를 상급법원에 상소함으로써 부당한 재판을 시정"하며 세 번째 "모든 법원의 재판을 궁극적으로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심리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국내의 재판의 통일과 법질서의 확립에 기여"한다 가운데 결국 마지막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것이 아니냔 의심을 품는다.
다시 말해 1심, 2심에서의 심판은 대중을 향한 희망 고문에 불과하며, 여론을 들끓게 하는 사건에서 시간을 벌어 대중의 관심이 식기를 기다리거나 여론을 무마하여 이 나라 사법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여 법적 정의를 구현하고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고 결국에 가서는 저들 뜻대로 모든 것을 되돌려 버리는 제도로 작동하고 있다고 의심한다는 말이다.
지금 당신들이 하고 있는 짓거리가 바로 삼세 번의 진정한 비밀이 아니냐고 묻고 싶은 것이다. 대법관 X 나으리들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