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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50년의 역사를 걸고 지키려 했던 것이 고작 '신경숙'이란 작가 한 개인은 아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창비는 그보다 더욱 거대한 한국문학과 사회의 성취이자 미완성으로 남겨진 근대극복의 과제와 민족문학의 보편서사로서의 문학적 고민을 담보해온 한국지성의 요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비와 창비 구성원들의 이번 결정은 커다란 의미가 있다. 창비 50년의 역사가 진정으로 지키고 싶어한 것은 신경숙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백낙청'이었으며 그가 곧 창비였음을 반증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바로 그 지점에 우리 사회와 지성의 총체적 실패가 도사리고 있으며 극복해야만 하는 대상이 있다는 사실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다시 시작하기 위해 우리는 당신이라는 개인이 아닌 당신이라는 모순을 밟고 넘어서야 한다.
이제 영원히 안녕, 백낙청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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