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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와봐 쉼보르스카라는 시인의 <두 번은 없다>라는 작품입니다. "두 번은 없다/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너는 존재한다-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너는 사라진다-그러므로 아름답다/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읽는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세상엔 수많은 사람이 존재하지만, 구태여 구분하자면 단 두 부류의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나와 너. 그러나 읽는 행위는 사람을 구분하지 않는 듯합니다. 당신을 읽고, 이를 통해 다시 읽고 있는 나를 읽어내는 일, 어쩌면 공부란 그처럼 끊임없이 읽어내고, 읽어내고 있는 나를 다시 확인하는 일이겠지요. 읽어내는 일과 가르치는 일, 그리고 공부하는 일의 사이는 서로 멀지 않습니다. 언젠가 XX 씨도 누군가를 가르쳐보면 알게 될 일입니다. 다만, 가르친다는 일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지 미처 알 수 없는 한 사람을 구체적으로 살피는 일이라 흥미진진합니다. 한 해가 흐르고, 또 흐르면서 자신은 미처 느끼지 못하더라도 그 사람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매우 보람 있는 일이기도 하지요. 창조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 살짝 거들어 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멈춰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는 매일 성장하고 있으며 나는 그의 가장 좋은 면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싶어요. 그리고 기쁨의 언어로 이런 사실을 일깨워주고 싶어요. ‘너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 그런데 내일은 더 멋진 사람이 될 것 같아.’라고 말입니다. 이것이 가르치는 사람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제가 편집자라서 그런 건지, 그도 아니면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 그런 건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우리는 모두 같은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그 별의 운명에 대해, 한 그루의 나무가 선사하는 바람의 고마움에 대해, 한 송이 꽃의 내일에 대해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
